내 신앙의 뿌리는 외가에서 시작되었다. 늘 기도하시는 외할머니와 어머니의 신앙이 내게 큰 영향을 끼쳤다. 집은 비록 가난했지만 기도와 말씀이 풍성하게 넘쳤다. 게다가 하나님은 내게 또 한 분의 어머니를 주셨다. 미국에 사시는 에드나 넬슨이라는 분이다. 아동 구호 단체로 연결된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무려 45년간 내게 매달 15달라와 편지를 보내 주셨다. 편지의 마지막 문장은 늘 같았다.

“God loves you.(하나님은 너를 사랑하신다.)Trusthis love.(하나님의 사랑을 믿어라.) I pray for you.(내가 너를 위해 기도한다.)” 그분은 열악한 환경에 처한 나에게 절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셨고, 믿음과 용기를 심어 주셨다. 나를 수십 년간 후원해주신 어머니가 99세 되시던 해, 비로소 나는 미국으로 찾아가 그분을 만났다. 여유 있게 사실 거라는 내 예상과 달리 어머니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으셨다. 어머니의 기도와 편지,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15달러의 후원금은 오병이어의 기적이 되었다. 하나님은 고3 때 꼴지 까지 했던 열등생, 미국에 유학 가서도 두 학기 만에 성적이 나빠 제적되었던 나를 들어 건국대 생물공학과 교수요, 미국 메릴랜드대 정치학과 겸임 교수가 되게 하셨다. 또 아시아를 대표하는 에이즈 퇴치 운동의 리더로 세계를 누비게 해 주셨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믿음의 기도와 사랑의 후원을 통해 하나님은 위대한 역사를 이루어 가셨다.

<꼴지 박사> 조명환